물건 ·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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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병뚜껑을 기찻길에서 납작하게 만든 제기
음료 병뚜껑 가운데에 구멍을 내고 비닐 끈을 여러 가닥 끼웠다. 무거우면 발등이 아프고 가벼우면 바람에 날려, 병뚜껑 수와 비닐 길이를 바꾸며 자기 발에 맞췄다.
풀잎 한 장을 엄지 사이에 끼워 새소리를 낸 아이
질긴 풀잎을 두 엄지 사이에 팽팽히 끼우고 좁은 틈으로 바람을 불었다. 첫 소리는 잘 나지 않았지만 한번 요령을 찾으면 새 울음 같은 날카로운 소리로 멀리 있는 친구를 불렀다.
댓잎 배에 개미 선장을 태웠다가 혼난 아이들
넓은 잎을 반으로 접어 줄기나 솔잎으로 고정하면 손바닥만 한 배가 됐다. 개울물에 동시에 띄워 돌 틈을 먼저 빠져나오는 배를 골랐고, 살아 있는 벌레를 태우지 말라는 꾸중도 뒤늦게 따라왔다.
신문지를 겹쳐 꿰맨 야구글러브
진짜 글러브가 없는 아이들은 신문지를 손 모양으로 여러 겹 접고 실이나 테이프로 가장자리를 붙였다. 고무공을 세게 받으면 금방 찢어졌지만, 새 종이를 덧대며 한 시즌을 버텼다.
솔방울에 성냥개비 꽂아 교실 바닥에서 돌린 팽이
벌어진 솔방울 밑에 뾰족한 나무심을 꽂고 손가락으로 비볐다. 모양은 엉성했지만 무게중심이 잘 맞은 것은 책상 위에서도 빙글 돌았고, 잘못 꽂은 것은 시작하자마자 옆으로 쓰러졌다.
분유통 하나가 운동장 응원단 북이 되던 날
빈 분유통에 노끈을 달아 목에 걸고 나무젓가락으로 두드렸다. 운동회 전날에는 색종이로 청군·백군 표식을 붙였고, 쇠 바닥을 치는 아이와 플라스틱 뚜껑을 치는 아이가 서로 더 크다고 겨뤘다.
수숫대로 만든 안경을 쓰면 세상이 네모났던 날
수수 털고 남은 줄기를 짧게 잘라 네모난 테를 만들고 가는 대로 귀걸이를 붙였다. 렌즈는 없었지만 얼굴에 걸치면 어른 안경 흉내를 낼 수 있어 아이들이 선생님 놀이에 썼다.
실패가 고무줄 힘으로 책상 위를 기어가던 탱크
빈 나무 실패 구멍에 고무줄을 통과시키고 한쪽에는 성냥개비, 다른 쪽에는 비누 조각과 막대를 걸었다. 막대를 여러 번 감아 바닥에 놓으면 실패가 느릿느릿 굴러 장애물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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