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 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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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남은 솥에 찬밥을 붓던 갱시기
아침에 남은 찬밥과 신김치를 한 냄비에 넣고 푹 끓였다. 콩나물과 국수 토막까지 들어가면 숟가락을 꽂아도 될 만큼 걸쭉해졌고, 아이들은 뜨거워 입천장을 데면서도 냄비째 긁어 먹었다.
솥뚜껑 열면 주걱이 서 있던 제주 감저범벅
쌀이 모자란 날에는 고구마를 푹 삶아 으깨고 곡물가루를 넣어 한 솥 저었다. 되직해진 범벅에 주걱을 꽂아 쓰러지지 않으면 다 됐다고 했고, 식으면 칼로 썰 만큼 단단해졌다.
새벽에 잡은 민물고기가 점심 어죽이 되던 금강가
작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체에 내리면 뼈와 가시는 남고 걸쭉한 국물만 솥으로 돌아왔다. 거기에 쌀과 국수, 수제비를 한꺼번에 넣어 끓이면 여러 사람이 둘러앉을 한 끼가 됐다.
제주 잔칫집 국물에 네모난 곤떡이 떠오르던 날
평소 보리밥을 먹던 집에서도 잔칫날이면 흰쌀로 떡을 만들어 국에 넣었다. 납작하거나 네모난 떡이 고기 국물 위로 떠오르면 아이들은 떡부터 골라 먹었다.
호박 꼭지까지 말려 죽에 넣던 보릿고개 부엌
늙은호박을 손질하고 남은 섬유질과 꼭지 가까운 부분도 얇게 말려 자루에 모았다. 곡식이 떨어질 무렵 그것을 불려 보리쌀과 오래 끓이면 달큰하지만 거친 호박풀대죽이 됐다.
제주 장터에서 메밀전 한 장에 무채를 숨긴 빙떡
장터 철판에 메밀 반죽을 얇게 두르면 구멍이 숭숭 뚫렸다. 삶아 양념한 무채를 한 줄 놓고 양옆을 접어 말면, 화려하지 않은 회색 빙떡이 손바닥만 하게 완성됐다.
국수틀 아래 올챙이가 떨어지던 강원도 부엌
옥수수죽처럼 쑨 반죽을 구멍 뚫린 바가지에 붓고 누르면 짧고 통통한 면이 찬물로 떨어졌다. 길게 뽑히지 않고 꼬리가 달린 모양이라 아이들은 국수보다 올챙이에 가깝다고 했다.
술 냄새 나는 반죽이 밤새 부풀던 상애떡
저녁에 반죽을 따뜻한 아랫목에 묻어 두면 아침에는 시큼한 냄새와 함께 그릇 가득 부풀었다. 술이나 쉰다리로 발효시킨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찌면 속에 작은 구멍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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