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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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4층만 F였던 건물의 아이들
엘리베이터 버튼이 1, 2, 3 다음에 갑자기 F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네 번째 층에 귀신이 살아 숫자를 지웠다는 이야기를 만들었고, 어른들은 한자 ‘죽을 사’와 발음이 같아 건물주가 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상 밑에서 다리 떨다 복까지 털린다는 소리
시험공부를 하며 무릎을 떨자 책상까지 달달 울렸다. 옆에 있던 어른은 시끄럽다고 하지 않고 ‘네 복을 네가 다 털어낸다’고 했고, 아이는 무릎 위에 두 손을 얹어 억지로 멈췄다.
세 명 사진 가운데 서면 먼저 죽는다는 수학여행 괴담
수학여행지에서 세 명이 나란히 서자 한 친구가 가운데 사람부터 죽는다는 말을 꺼냈다. 결국 네 번째 아이를 억지로 끌어오거나, 가운데 사람이 몸을 반쯤 빼고 찍어 이상한 단체사진이 남았다.
밤새 널어둔 빨래를 귀신이 먼저 입는다는 말
해가 지는데도 마당 빨랫줄에 옷이 남아 있으면 어른들은 귀신이 밤새 입고 간다고 했다. 다음 날 멀쩡한 옷이어도 아이들은 소매 안쪽에 낯선 냄새가 밴 것 같아 입기를 꺼렸다.
밤에 깎은 손톱 먹고 내 얼굴로 온다는 쥐
방바닥에 손톱 조각이 튀자 어머니는 얼른 모아 버리라고 했다. 쥐가 먹으면 사람으로 둔갑해 진짜 아이 자리를 차지한다는 뒷이야기까지 들은 날에는, 아이가 이불 틈까지 뒤져 손톱을 찾았다.
빨간 사인펜으로 이름 썼다가 공책 한 장을 찢은 날
새 빨간 사인펜이 잘 나와 친구 이름을 크게 적었더니 교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누군가 죽은 사람 이름에 쓰는 색이라고 말했고, 아이는 장난이었다고 해명하며 공책 한 장을 통째로 찢었다.
밥상 모서리에 앉으면 혼사가 늦는다는 자리
명절 밥상에 사람이 많아 조카가 모서리에 겨우 앉자 이모들이 동시에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결혼 생각도 없던 아이였지만 ‘혼사가 막힌다’는 말에 웃으며 둥근 쪽으로 비켜앉았다.
문지방에 걸터앉으면 복이 못 들어온다는 할머니
여름이면 문지방이 시원해서 아이들이 자꾸 걸터앉았다. 할머니는 통행에 방해된다고 말하는 대신 ‘복이 못 들어온다’고 했고, 아이는 보이지 않는 복이 자기 등 뒤에서 기다리는 것 같아 얼른 비켜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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